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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뿌리에게 ☆

    6
    0o자엽o0(@sky1728)
    2016-01-07 03:36:56




 
 

뿌리에게
                    나희덕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부셔 잘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밝은 피에 즐겁게 발 적시며 뻗어 가려무나


척추를 휘어 잡고 더 넓게 뻗으면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고,
불꽃 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네 뻗어 가는 끝을 하냥 축복하는 나는
어리석고도 은밀한 기쁨을 가졌어라


네가 타고 내려올수록
단단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이제 거무스레 늙었으니
슬픔만 한 두릅 꿰어 있는 껍데기의
마지막 잔을 마셔다오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내 가슴에 끓어오르던 벌레들,
그러나 지금은 하나의 빈 그릇,
너의 푸른 줄기 솟아 햇살에 반짝이면
나는 어느 산비탈 연한 흙으로 일구어지고 있을 테니


옹달샘
손광새
깊은깊은 산 속에
옹달샘 하나
맑고맑은 물 속에
파아란 하늘


조롱박 하나 가득 물 마시면
입속으로 들어오는 파아란 하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면서 피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나니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 어디 있으랴


돌담에 속사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사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려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은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초록 바다
박정종
초록빛
바다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아란
초록빛
물이 들지요


초록빛
예쁜
손이 되지요


초록빛
어울물에
두 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살랑
어루만져요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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